독서일기

2016-01-26


<페스트>의 시작.




 
2016-01-21
......
전쟁이라는 것은 필경 너무나 어리석은 것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전쟁이 오래 가지 않는다는 법도 없다. 어리석음은 언제나 악착 같은 것이다. 만약 사람들이 늘 자기 생각만 하고 있지 않는다면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시민들은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기네 생각만 하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휴머니스트들이었다. 즉 그들은 재앙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재앙이란 인간의 척도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재앙이 비현실적인 것이고 지나가는 악몽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재앙이 항상 지나가 버리는 것은 아니다. 악몽에 악몽을 거듭하는 가운데 지나가버리는 쪽은 사람들, 그것도 첫째로 휴머니스트들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시민들이 딴 사람들보다 잘못이 더 많아서가 아니었다. 그들이 겸손할 줄을 몰랐던 것 뿐이었다. 그래서 자기에는 아직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고 믿었으며 그랬기 때문에 재앙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추측했던 것이다. 그들은 사업을 계속했고 여행을 떠날 준비를 했고 제각기 의견을 지니고 있었다. 미래라든가 장소 이동이라든가 토론 같은 것을 금지해버리는 페스트를 어떻게 그들이 상상인들 할 수 있었겠는가?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믿고 있었지만 재앙이 존재하는 한 그 누구도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다.


오랜만에 읽어서
내용이 기억이 잘 안난다.
처음 읽는 것처럼 굉장히 좋다.




 
2016-01-20




재앙이란.




 
2016-01-17


나는, 사람들이 스콧 피츠제럴드에 대해 말할 때(그러니까 책에서 읽을 때)
젤다에 대해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싫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 비채, 이영미 옮김)





 
2016-01-06
미도리와 헤어진 다음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나는 역에서 산 석간을 펼쳐보았지만, 생각을 하다 보니 도무지 읽히지 않았고 읽어도 뭐가 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는 통 알아먹을 수 없는 신문 지면을 가만히 노려보면서 도대체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나를 둘러싼 환경은 어떻게 바뀌어 갈지를 생각해보았다. 때로는 나를 둘러싼 세계가 맥박 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나는 깊이 한숨을 몰아쉬고 눈을 감았다. 오늘 하루 내가 한 행동에 대해 아무런 후회도 하지 않았고, 만일 다시 한 번 오늘을 산대 해도 완전히 똑같은 행동을 했으리라고 확신했다. 역시 비 내리는 옥상에서 미도리를 꼭 끌어안고 비에 흠뻑 젖고 그녀의 침대 안에서 손가락이 이끄는 대로 사정했을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문도 없었다. 나는 미도리를 좋아했고, 그녀가 내게 돌아온 것이 정말 기뻤다. 그녀와 함께라면 둘이서 잘해 나갈 수있으리라 생각했다. 미도리는 그녀 스스로 말했듯이 생동감 넘치는 여자애이고, 그 따스한 몸을 내 팔에 묻었다. 미도리를 벌거벗기고 몸을 열게 한 다음 그 온기 속에 몸을 묻고 싶은 격렬한 충동을 억누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내 페니스를 잡고 천천히 움직이는 그 손가락을 멈추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나는 그것을 갈구했고 그녀도 원했고, 또한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다. 누가 그것을 멈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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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봄의 시작이었다. 나는 봄 동안 언제나 올까 하고 답장을 기다렸다. 여행도 가지 않고 고향에도 가지 않고 아르바이트도 못 했다. 며칠쯤 만나러 왔으면 좋겠다는 연락이 나오코에게서 언제 올지 몰랐기 때문이다. 나는 낮에 기치조지로 나가 연속 상영 영화를 보기도 하고 재즈 카페에서 반나절 책을 읽기도 했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거의 아무하고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나오코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에서 나는 대답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녀를 초조하게 만들기 싫어서였다. 나는 페인트가게 일에 대해, 갈매기에 대해, 정원의 복사꽃에 대해 친절한 두부 가게 아주머니와 심술궂은 채소 가게 아주머니에 대해 쓰고, 내가 매일 어떤 음식을 만들어 먹는지에 대해서 썼다. 그래도 답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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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은 내게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진흙탕과도 같았다.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신발이 쑥 빠져 버릴 것 같고 깊고 무겁고 끈적거리는 수렁. 그 진흙탕 속을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걸어갔다. 앞에도 뒤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끝도 없이 시커먼 진흙탕 길이 이어질 뿐이었다.
시간조차 나의 발걸음에 맞춰 느릿느릿 흘렀다. 주위 사람들은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와 내 시간만이 수렁에 빠져 질퍽질퍽 제자리를 맴돌듯이 걸어갔다. 내 주변 세계는 결정적인 변화를 맞이할 참이었다. 그 시대에는 존 콜트레인을 비롯해서 여러 사람이 죽었다. 사람들은 혁신을 부르짖었고 변혁이 바로 저기 길모퉁이까지 온 듯이 보였다. 그렇지만 모두 실체 없는, 무의미한 무대 배경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거의 얼굴도 들지 않고 하루하루를 흘려보낼 따름이었다. 내 눈에 비친 것은 무한히 이어지는 수렁뿐이었다. 오른발을 내딛고 왼발을 들어올리고 다시 오른발을 들어올렸다. 자신이 어디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았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확신도 없었다. 다만 어디로든 가지 않을 수 없으니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따름이었다.
스무살이 되고 가을은 겨울로 변했지만, 내 생활에 변화다운 변화는 없었다. 나는 아무 감흥도 없이 대학을 오가며 일주일에 사흘 아르바이트를 하고 때로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일요일이 오면 세탁을 하고 나오코에게 긴 편지를썼다. 가끔은 미도리를 만나 식사를 하기도 하고 동물원에 가거나 영화를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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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나는 평소처럼 책상에 앉아 나오코에게 편지를 썼다. 커다란 컵으로 커피를 마시고 마일스 데이비스의 오래된 레코드를 들으면서 기나긴 편지를 썼다. 창밖에는 가느다란 비가 내리고 방 안은 수족관처럼 차가웠다. 상자에서 막 꺼낸 두꺼운 스웨터에서 방충망 냄새가 났다. 유리창 위쪽에는 퉁퉁하게 살이 오른 파리 한 마리가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국기는 바람이 없는 탓에 로마 제국 원로원 의원의 토가 깃처럼 축 늘어진 채 깃대에 달라붙어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어디에선가 정원으로 흘러들어온 비쩍 마르고 겁 많아 보이는 갈색 개 한마리가 화단 끝에서부터 킁킁 꽃냄새를 맡으며 돌아다녔다. 도대체 무슨 목족으로 이렇게 비 오는 날 개가 꽃 냄새를 맡으며 돌아다녀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는 책상에 앉아 펜을 들고 편지를 쓰다가 오른손의 상처가 욱신거리면 비 내리는 정원 풍경을 망연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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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 아버지를 생각하노라니 점점 더 애절한 기분이 들어, 나는 서둘러 옥상 위 빨래를 거둬들이고 신주쿠로 나가 거리를 걸으며 시간을 죽이기로 했다. 혼잡한 일요일 거리는 나를 오히려 푸근하게 해주었다. 나는 통근 열차처럼 붐비는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포크너의 <8월의 빛>을 사서 음악을 크게 틀어줄 것 같은 재즈 카페에 들어가  오넷 콜먼이니 버드 파월의 레코드를 들으면서 뜨겁고 짙고 맛없는 커피를 마시며 방금 산 책을 읽었다. 5시 반이 되어 나는 책을 덮고바깥으로 나와 간단히 저녁을 먹었다. 불현듯 앞으로 이런 일요일을 도대체 몇십 번 몇백 번 반복해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하고 평화롭고 고독한 일요일"이라고 나는 입으로 소리 내어 말했다. 일요일에 나는 태엽을 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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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동안 나는 열여덟에서 열아홉이 되었다. 해가 뜨고 해가 저물고 국기가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그리고 일요일이 되면 죽은 친구의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했다. 도대체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는지,무엇을 하려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대학 수업에서 클로델을 읽고 라신을 읽고 예이전시테인을 읽었지만 그런 책들은 나에게 어떤 것도 말해 주지 않았다. 나는 대학에서 친구를 하나도 만들지 않았고 기숙사 동료들과도 그냥 아는 사이 정도로 지냈다. 기숙사 동료들은 내가 늘 혼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니까 작가를 지망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듯했는데, 작가가 될 생각은 별로 없었다. 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양억관 옮김, 민음사







 
2016-01-03
꿍, 하고 머리 위에서 발을 구르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고 그게 반복되었다. 그녀는 잠시 서 있다가 가장 가까이 있는 것부터 집어 천장을 향해 던졌다. 어둠 속에서 뭘 집었는지도 모르게 거실에서 부엌으로 부엌에서 방을 오가며 구두, 달력, 상자, 책...... 컵, 숟가락, 숟가락과 젓가락을 손에 잡히는 대로 다시 한 줌, 국자, 의자...... 접시들, 쓰레기통, 토스터, 책, 책을 몇 권 더...... 베개, 극건성용 크림 대용량, 작은 서랍, 가방, 지갑, 사전, 기타, 기타, 기타...... 장난이지, 하고 그녀는 천장을 향해 말했다. 이게 다 장난 같지? 내가 미친 것 같지? 정말 미친 것 같은 얘기가 있는데 해 줄까? 내가 그걸 해줄까? 어떤 할아버지가 여기 살았거든? 근데 지금은 어디 갔는지 몰라. 나는 모르고 어쩌면 그 노인도 몰라. 나는 그 노인보다 낫지만 지금의 나하고 그 노인 사이엔 거의 아무 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으니까 언제고 나는 그 노인이 있었던 곳에 스무스하게 당도할 것이다. 그 거리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돈뿐인데 나는 돈이 없지. 이상하게 지금 돈이 없고 어쩌면 영원히 없지. 그러니까 말하자면 방법이 없는 거야. 나는 미래에 아주 매끄럽게 그 노인처럼...... 어?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런 예감이고 그런 예지다. 그 와중에 니들 같은 인간들한테 시달리면서...... 니들 같은 이웃한테 시달리면서...... 그냥 죽 사는 거야. 니들은 다를 줄 알지? 다른 줄 알고 다를 것 같지? 그런데 니들하고 나하고는 다른 게 없지. 완전 같지. 서로가 서로에게 고객이면서, 시달리면서, 100퍼센트의 고객으로는 평생 살아보지도 못하고 어? 나는 이게 다 무서워서 불쾌한데 니들은 이게 장난이고 나만 미쳤고 내가 우습지? 웃어라. 우스우니까 웃어. 우스우니까 웃고 계속 우스우니까 웃으라고. 계속 웃고 더 웃고 웃어 웃어 보라고.
마침내 그녀가 숨을 몰아쉬며 팔을 늘어뜨렸을 때...... 사방은 다른 밤처럼 고요했다. 그녀는 헝클어진 사물들 속에 서 있다가 자야지, 하고 생각했다. 빨리 자야지......라고 생각하며 침대로 기어들었고 눈을 감았다.

황정은 단편소설 '누가'
이효석 문학생 수상작품집 2014


 
2016-01-03


황정은 단편소설 '누가'
도서관에서 빌려서
다시 읽었다.



 
2016-01-03
죄송합니다아아아아.
그녀는 몸을 돌려 계단을 내려갔고 이번엔 문이 닫히기도 전에 킥킥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미친년들이...... 그녀는 집으로 돌아와서 문손잡이를 잡고 서 있다가 다시 올라가서 벨을 꾹 눌렀다. 얼굴을 찡그린 여자애가 문을 벌컥 열더니 그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알겠다고요, 라고 말했다. 그런데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남의 집 벨 누르는 거 실례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요즘 들어,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왜 이렇게 참을 수 없는 일이 많아졌을까. 다른 사람들은 이런 걸 어떻게 참고 있는 걸까. 그보다 나는 여태까지 어떻게 참아 왔지? 뭔가 요령 같은 것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히......
그녀는 침대에 누워서 어두운 천장을 바라보았다. 고기 굽는 냄새가 그녀의 방에 가득했고 연기도 조금 내려온 것 같았다. 무라무라, 하고 크게 떠드는 소리는 더는 들려오지 않았는데 그게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그녀는 가슴에 손을 올렸다. 그녀가 완전히 피로해진 상태에서 눈을 감았을 때 딩동, 하고 누군가 벨을 눌렀다.
그녀는 두 번째 벨소리가 들려왔을 때까지 눈을 감고 있다가 침대에서 빠져나와 거실로 나갔다. 자동으로 점등된 인터폰 불빛으로 거실이 푸르스름했다. 세 번째 벨이 울렸고 그녀는 인터폰을 통해 누군가의 넒은 이마와 다급히 계단을 오르는 뒷모습을 보았다. 야야......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위층 어딘가에서 쿵, 문이 닫혔다. 그녀는 인터폰 화면으로 떠오른 텅 빈 계단과 스테인리스 난간을 보고 있다가 인터폰에 연결된 코드를 뽑았다. 거실이 어두워졌고 고요해졌다. 이게 무슨 일인지......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내가 왜 이러고 있지. 사람들이 왜 이렇게 하지. 대체 이 사람들이 나한테 왜 이렇게.....
나는 평생 누군가에게, 하고 그녀는 계속 생각했다.
나는 평생 누군가에게 특별하게 해를 끼친 것도 없는 사람인데.
무라무라무라.
꿍.
꿍.
꿍, 하고 머리 위에서 발을 구르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고 그게 반복되었다. 그녀는 잠시 서 있다가 가장 가까이 있는 것부터 집어 천장을 향해 던졌다.

황정은, 누가


 
2015-12-22

크리스마스를 맞아 책을 샀다.
책을 한꺼번에 여러 권 사는 건 대체로
읽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그냥 기분풀이나 충동인 것 같다.

세계문학읽기 연재를 시작하면서
어쩔 수 없이
책을 읽는 기분, 태도가 달라져버렸다.
그래서 연재가 끝나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책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을까,도 생각한다.

올해의 연재는 다 올라갔다, 물론 내년 1월분은 올해 안에 작업을 해야한다.



 
2015-12-19
6월에 두 번, 나는 나가사와와 같이 번화가로 나가 여자와 잤다. 두 번 다 너무 간단했다. 한 여자애는 내가 호텔 침대로 이끈 다음 옷을 벗기려 하자 발버둥을 치며 저항했지만, 내가 혼자 침대에 들어가 책을 읽었더니 조금 뒤 스스로 몸을 부비며 다가왔다. 또 다른 여자애는 섹스한 다음 내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했다. 지금까지 몇 명 정도와 잤는지, 어디 출신인지,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다자이 오사무 소설을 읽어보았는지, 외국 여행을 한다면 어디로 가고 싶은지, 자기 젖꼭지가 다른 사람에 비해 좀 큰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지, 하는 식으로 세상의 질문이란 질문은 다 했다. 나는 적당히 대답하고 자버렸다. 눈을 뜨자 그녀는 아침을 같이 먹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녀와 커피숍에 가서 모닝 서비스로 나오는 맛없는 토스트와 맛없는 달걀을 먹고 맛없는 커피를 마셨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녀는 내게 질문을 퍼부었다. 아버지 직업은 뭔지, 고등학교 시절 성적은 좋았는지, 몇월생인지, 개구리를 먹어본 적 있는지 등등. 나는 머리가 아파서 식사가 끝나자마자 이제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야한다고 말했다.
"있지, 우리 다시 만날 수 없을까?" 그녀는 쓸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쩌다보면 우연히 만날 수도 있겠지 뭐." 나는 그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하루키의 여자들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양억관 옮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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