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2018-11-21
인간의 망막과 비교해 갯과 동물의 망막에는 두 가지 작은 차이가 있다. 광수용세포의 분포와 광수용 세포의 작업 속도다. 광수용 세포의 분포는 개가 먹이를 쫓고 날아간 테니스공을 물어오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며, 거의 모든 색을 구분하지 못하고 코 바로 앞에 있는 사물을 보지 못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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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얼굴 정면에 있는 물체를 불 수는 있지만 우리가 보는 것만큼 초점이 정확하지는 않다. 수정체는 가까운 광원에 맞추어 원근을 조절하지 않는다. 사실 개는 자기 코 앞에 있는 자잘한 것들을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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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눈에 이 형형색색의 세상이 어떻게 비칠지 이해하기 위해 우리의 색 체계가 쓸모없어지는 시간대를 한번 상상해보자. 짙은 어둠이 깔리기 직전 하늘에 땅거미가 지고 있다. ... 즉 색을 감지하는 세포 수가 더 적어지고, 따라서 뇌에 신호를 전달하는 세포 수도 더 적다. 가까운 주변 세계는 약간 납작해 보인다. 여전히 어떤 색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빛과 어둠도 인식할 수 있지만 다채로운 색의 향연은 음미하지 못한다. 색들 간의 차이가 줄어들고 선명함도 덜해진다. 개들에게 세상은 이렇게 항상 어둑한 오후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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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동작맹을 앓는 사람과 비슷하다. 개들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세상의 틈새를 본다. 그들에게 우리는 항상 약간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인간은 개보다 세상에 약간 느리게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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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우리가 그들의 시각 세계를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우리 시각 세계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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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시각적 경험에는 마지막 의외의 특성이 하나 있다. 개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세세한 것들을 본다. 개의 시각이 다른 감각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달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개에게는 이득이 된다. 개는 세상을 눈으로만 인식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보지 못하는 세세한 것들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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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기억을 더듬어 보라. 공원까지 가는 길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지만 당신의 개가 그 길을 무심히 지나친 적이 있는가 개는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것보다 실제로 눈에 보이는 것, 지금 이 순간 눈에 보이는 사소한 것들에 훨씬 관심이 많다.
그렇다면 개는 자신의 시각적 능력을 어떻게 사용할까? 답은 '영리하게'다.
개는 우리를 본다. 개가 우리 세계에 눈을 뜨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우리 세계를 뚫어지게 응시하기 시작한다. 개는 우리 세계를 보지만 우리조차 보지 못하는, 우리와 관련된 것들을 본다. 금방이라도 우리 마음을 꿰뚫어볼 듯이.

5장 개가 느끼는 색, 그 어둑한 오후의 향연
<개의 사생활>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다가 좋아서 살려고 찾아보니
절판된 책이네.
중고서점에서 두세배 가격으로 팔고 있다.




 
2018-11-15
한 배에서 태어난 여러 새끼 가운데 한 마리를 고르거나, 시끄러운 유기견 보호소에서 개를 입양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개를 '만들기' 시작한다. 가축화의 역사를 재현하는 것이다. 매 순간의 상호작용은 개의 세상을 제한 하는 동시에 확장시킴으로써 그 고유한 특징을 만들어낸다. 강아지 입장에서 우리와 함께하는 첫 몇 주간은(완전한 백지상태라고는 할 수 없을지라도) 신생아가 경험하는 '지독하게 소란스럽고 혼란스러운 상태'와 몹시 흡사하다. 첫 눈빛을 교환하는 것만으로 주인이 자신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파악하는 개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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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기경 로마 시대에 등장한 최초의 백과사전 편집자인 플리니는 <자연의 역사 Natural History>에서 곰의 출생 과정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새끼 곰은 아무 형체 없는 흰색 덩어리에 불과했다. 크기는 생쥐보다 약간 컸으며, 털도 없고 눈도 뜨지 못한 상태였다. 오로지 발톱만이 눈에 띄었다. 어미 곰이 이 덩어리를 천천히 핥자 비로소 곰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플리니는 철저한 경험론자답게 어미 곰이 미분화된 순수 물질을 핥음으로써 자신의 새끼를 '만들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우리 가족이 처음 펌프를 집으로 데려왔을 때, 나도 마치 어미 곰처럼 펌프를 핥아 그 고유의 특징을 만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실제로 내가 펌프를 핥아주었다는 뜻은 아니다. 핥는 역할은 펌프의 것이다). 우리 활동에 관심을  표현하고, 우리를 배려하고, 지나치게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언제 놀면 좋은지 잘 아는 지금의 펌프, 누구나 함께 살고 싶어 하는 그 개의 모습은 우리와의 상호작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펌프는 우리와 함께 세상을 살면서 우리를 관찰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나름의 해석 관점을 발달시켰다. 즉 훌륭한 가족 구성원이 된 것이다.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펌프는 점차 지금의 모습에 가까워졌고, 우리 관계는 점점 더 깊어졌다.

2장 집 속으로 진화한, '집에 속한' 개
<개의 사생활>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21세기북스




 
2018-11-08


나의 연구 분야는 동물 행동이나. 직업상 나는 인간이 스스로를 설명하고자 사용하는 느낌, 욕망 등을 이용해 동물을 의인화하는 것을 경계한다. 어떤 식으로 동물의 행동양식을 연구해야 할지 배우는 동안 나는 행위를 설명하고자 할 때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사실, 즉 간단한 물리 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정신 차원에 호소해 설명하지 말아야 한다는 과학자 윤리를 준수해왔다.

...즉 인간은 공유하는 생물학적 특징보다는 개성을 더 중시한다. 잠재적인 신체 능력이나 인지적 능력을 설명해야 할 경우에도 개인이 먼저이고 인류라는 종의 한 개체라는 개념은 그다음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동물의 경우에는 그 순서가 뒤바뀐다. 과학자들은 동물이 우선 그들 종을 대표하고 그다음에 개체로서 인식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두마리 동물이 그들 종의 대표 자격으로 동물원 우리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는 것에 익숙하다.


이 책은 강아지 훈련 교본이 아니다. 하지만 의도된 바는 아니어도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개를 훈련시키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인간에 관한 책은 한 권도 읽어본 적 없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이미 인간 훈련법을 배워버린 개들과 보조를 맞출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개의 사생활 INSIDE OF A DOG>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구세희 외 옮김, 21세기북스





 
2018-10-16


<네 이웃의 식탁> 구병모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2018-10-08


이 책을 사면서 검색을 해보고 허수경 시인이 말기암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이름만 들어봤을 뿐 책을 읽는 것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책을 여러 날에 걸쳐 다 읽고,
한 번 읽은 책을 몇 달 후나 몇 년 후도 아니고 곧바로 다시 읽는 일은 거의 없는데,
며칠 후에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인이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 책이 안타깝고 소중하게 여겨진다.




 
2018-10-05

허수경 시인.




 
2018-09-27
나는 그의 시집을 통째로 외우고 다녔다. 그러나 '스승'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빈 바람처럼 쓸리던 마음이 어느새 다다라 문을 두드리면, '왔어!'하고는 대수롭지 않은 듯 문을 열어주는 시. 아무것도 묻지 않고 제 몫의 술잔을 비우는 시. 그것으로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종교이고 한 편의 시가 어떤 마음에게 신앙이라는 것을 알려준, '사원'이라고 하면 어떨까. 그는 한 사람이 자라 성인이 되고 가족을 이루고 한 세대를 완성하고는, 그저 저녁을 보고 있어도 좋을 만큼의 시간을 먼 마을에서 보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여기서도 거기서도 서로를 그리워했을 시간. 모든 일들을 꿈으로 돌려놓아도 좋을 시간. 기어이 시작도 끝도 없는 시간을 말이다. 나는 내가 만난 가장 아름다운 '사원'의 오랜 예배였던 그 '시간'을 이 책에서 만난다. 이런 기억과 함께.

어느 여름날, 그는 바닥까지 끌리는 긴 우산을 한쪽 팔에 걸고서 뮌스터역 플랫폼에 서 있었다. 우리는 바빌론의 폐허에서 발굴한 '진흙개'의 기록이 남아 있을 연구실 창문을 함께 올려다보았고, 아픈 날 벗들의 이름을 앉혀놓고 혼자 밥을 먹었다는 중국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택시를 타고 그의 집으로 향하며 토끼가 자주 출몰했다는 기숙사를 멀찌감치 지나치기도 했다. 마치 모든 이유가 그 이름을 모국어로 부러주기 위함이라는 듯, 마당에 심어놓은 고향의 꽃과 채소들 앞에 나를 세워놓았던 저녁. 그리고 어둠 속으로 퇴화해가는 존재를 이야기했던 밤. 아침엔 가는 길에 먹으라며 새벽부터 만 김밥이 식탁 위에 동그랗게 올려져 있었다. '늙은 산들의 마을'을 떠나올 때, 밀밭에서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까마귀떼는 검은 물방울처럼 보이기도 했다.
-신용목(시인)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허수경 산문집




 
2018-09-08


'내 얘기는 이제 충분합니다. 오히려 너무 많이 했군요. 어니스트와 톰 소식 그리고 신인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 주십시오. 링의 책은 여전히 잘 팔리나요? 존 팍스는요? <환락의 집>은 어떤가요? 잘 팔리지 않는 베스트셀러 작가는 내가 유일한가요?'

<디어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오현아 옮김, 마음산책



 
2018-08-20


윤성희 단편집 <베개를 베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2018-08-15

잠 자기 전 이불에 누워
(한국)단편소설 한 편씩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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