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2014-01-09


호크니 / 이미 그 전에 여섯 개의 캔버스로 이루어진 회화 작품을 많이 제작했습니다. 완성한 후에 그중 아홉 점을 복제했고, 한 줄에 세 점씩 세 줄로 만들어 LA 집의 내 침대 옆에 걸어두었습니다. 54개의 캔버스로 이루어진 복제 이미지들을 보면서 저 작은 그림들을 제작한 방식을 그대로 활용하면 큰 회화 작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디지털 사진은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줄 테니까요. 나는 생각했습니다. '와, 세상에! 그것은 거대한 회화 작품이 될 거야. 그것은 벌링턴 하우스의 큰 전시장 제일 끝 벽에 아주 잘 어울리겠지. 그 큰 방을 사용할 수 있을 거야. 왜 안 되겠어?' 그 여름 전시를 위해 눈길을 사로잡을 풍경화를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입니다. 그것은 진정 도전이라 할 만한 것이었지만, 컴퓨터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왕립미술원에 그 벽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고, 사용해도 좋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지난 1월에 이미 이 작품과 같은 주제로 세 점의 회화를 그렸습니다. LA에서 돌아온 후 첫째 날과 둘째 날에 밖으로 나가 한 번에 세 시간씩 그곳에 앉아 나뭇가지들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나뭇가지들은 아래를 향해 누워있었습니다. 실제로는 내가 올려다보고 있었지만 말입니다. 그 후에 드로잉을 했습니다. 그다지 세밀한 드로잉은 아니었습니다. 이후에 확대하기만 하면 될 만큼 상세한 드로잉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 드로잉들은 각각의 캔버스가 전체 구성상 어느 곳에 위치해야 되는지 내게 알려주었습니다. 이 회화는 기본적으로 한 번에 제작해야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일단 그리기 시작하면 마칠 때까지 계속해야만 하는 작업이었다는 뜻입니다. 이 작업에는 대단히 많은 계획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빨리 이 작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정한 마감은 그 여름 전시가 아니었습니다. 기한은 봄이 오기 전이었습니다. 봄이 되면 사물들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주제는 겨울나무입니다. 여름이 되면 나무는 나뭇잎으로 가득 찬 단단한 덩어리가 됩니다. 그러면 그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습니다. 그런 것에는 흥미가 없습니다. 나는 겨울나무를 좋아합니다. 환상적이지요, 그 나무들을 그리는 데 방해가 된 것은 겨울에는 빛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12월과 1월 이곳에서는 운이 좋아야 하루에 여섯 시간 정도의 햇빛을 볼 수 있으니까요.

<다시, 그림이다 -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미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4-01-09

국립현대미술관
데이비트 호크니,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전시된 그림은 하나, 크기는 36*48인치 사이즈 그림 50개가 모자이크처럼 붙어 전체 180*480인치(약4.6m*12m)
그림의 제목은,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사진 시대를 위한 모티브에 관한 회화>

일부러 전시 보기 전에 읽은 것은 아닌데 <다시, 그림이다>에 이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림은 1층에 전시가 되어 있는데 다른 입구로 들어갔다가 3층 난간에서 먼저 보게 되었다. 이 그림은 크기 자체가 중요한 특징이라 거대함에 압도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지만, 3층에서 내려다본 그림은 생각보다 커보이지 않았고 평범해보였다. 요즘은 그런 크기의 이미지들을 어딜 가나 볼 수 있으니까. 다른 전시들을 둘러보면서 1층으로 내려가 티켓을 보여주고 정면에서 가까이 다가갔다. 그림은 좌우 양쪽이 조금 안쪽으로 휘어져서 전시가 되어있었는데 그림 앞에 바짝 다가서자 정말 붓질로 이루어진 숲 안에 선 느낌이 들었다. 멀리서 볼 때와는 다르게 그림은 거대했고 그림 안 공간감은 풍성했다. 가까이 서서 좌우를 보고 키보다 몇 배 더 높은 그림을 올려다보다가 조금씩 뒤로 물러서자 숲속에서 빠져 나오듯이 나뭇가지의 자세한 생김은 조금씩 사라지면서 전체적인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면 그림 전체의 구도를 볼 수 없는 숲속으로 다시 들어가게 된다. 책에서 데이비드 호크니가 말했듯이 사진이라면 아무리 크게 출력을 해도 표면에 가까이 가는 게 아닌 공간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신기하고 기분 좋은 경험. 천천히 뒷걸음질쳐 전시장을 나왔다.


 
2014-01-03
Nr.227
(1913년 4월 2일로 추정)
그대여, 나는 그대와 사이가 멀어져야 하나요? 책상 옆에 앉아 그대에 대한 열망을 품고 사라져야 하나요? 오늘 바깥 어두운 복도에서 손을 씻었습니다. 그때 그대에 대한 생각이 너무 강해서 창가로 걸어가 회색빛 하늘에서나마 위안을 찾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살아갑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편지



 
2014-01-03

그리고, 작년의 책이고 재작년의 책이고 올해의 책인,
<카프카의 편지>
무거워도 가지고 다니면서
빨리 읽겠습니다.
지금은 읽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만 둔 것도 아닌 책.

1912년 9월 20일 처음 편지를 보낸 카프카는,
반년 후인 1913년 3월 23일 베를린으로 가 펠리체를 만난다, 잠깐.
그 동안 쓴 편지는 215통.


책 속의 오늘은, 1913년 3월 28일
'소식이 없을 때면 예전의 민감한 감정에 사로잡힙니다. 내게는 신뢰가 부족합니다. 편지를 쓰는 행복한 시간에만 신뢰를 회복합니다. 그 밖의 경우에는 온 세계가 저에게 적대감을 보입니다. 저는 항상 그대의 편지가 오지 않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마치 절망적인 기분에서 어떤 물건을 찾기 위해 똑같은 장소를 백 번이나 뒤지는 것처럼 수없이 많은 생각이 교차하지요. 그대에게 실제로 어떤 심각한 일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여기서 헤매고 있는 내게도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루 종일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지요.'









 
2014-01-02

2013년에 읽은 책들을 떠올려보았다, 마지막 며칠간.
책은 거의 언제나 읽고 있는 상태이지만 속도는 느려서 1년을 두고 봐도 수가 많지 않다.
그 목록 중에서 2013년의 발견이라고 하면 역시, 레이먼드 카버.
새로 좋아하는 작가를 발견하게 되는 기쁨을 오랜만에 준 책들.






 
2013-12-25

그 날 산 또다른 책은,
나쓰메 소세키 전집 3 <풀베개> 현암사
지금 4권이 나왔는데 전체 14권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나쓰메 소세키의 책은 <그 후>를 시작으로,
<행인>, <마음>, <문>, <길 위의 생>, <유리문 안에서>를 읽었다.
여러 권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출간 예정 도서 목록을 보니
처음 보는 제목도 많이 있다.



 
2013-12-22
1. 죽음의 집
우리들의 감방은 요새 끝, 장벽 바로 옆에 있었다. 담장 틈새로 혹시 무엇인가 보이지 않을까 해서 신이 창조한 세상을 바라보노라면, 여기서는 단지 하늘의 가장자리와 굵은 잡초가 자라고 있는 높다란 토성과 밤낮 그 위를 오가는 보초들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는, 한 해가 모두 지나가 버려도 여전히 이전과 마찬가지로 담장의 틈새를 통해 무엇인가를 보러 가서는 똑같은 토성과 똑같은 보초들과 아주 작은 하늘의 가장자리만을 볼 뿐인데도, 그 하늘은 감방 위의 하늘이 아니라 저 먼 곳의 또다른 자유의 하늘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2백 걸음 정도의 길이와 1백 50걸음의 폭, 높다란 울타리로 둘러싸인 고르지 못한 육각형 모양의 커다른 마당, 즉 높다란 말뚝에 버팀목을 기대어 땅속 깊숙이 박아 놓고, 윗부분을 예리하게 잘라 놓은 다음, 그것을 횡목으로 단단하게 조여서 세로로 세워 놓은 울타리를 상상해 보라. 바로 이것이 감방의 바깥 울타리이다. 울타리의 다른 한 쪽은 늘상 잠긴 채, 보초들이 밤이고 낮이고 지키고 서 있는 견고한 출입문이 달려 있다. 이 문은 일터로 나가기 위해, 요구에 의해서만 열리곤 했다. 이 출입문 너머에는 여느 누구와 다름없는 보통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광명과 자유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그러나 울타리의 안쪽에서는 그곳을 마치 환상적인 이야기 속의 세계처럼 상상했다. 이곳은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어서, 그 어느 곳과도 더 이상 비교될 수 없었다. 그곳에는 자기만의 특별한 법칙들과, 복장과 풍습과 관습 등이, 그리고 살아 있으나 죽은 집이,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삶과 특별한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이 특별한 구석의 이야기를 나는 지금 쓰기 시작하려는 것이다.

<죽음의 집의 기록> 도스또예프스끼
시작

 
2013-12-22


어제 산 책 중 한 권.
<죽음의 집의 기록>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 이덕형 옮김, 열린책들

영풍문고에서 책 네 권을 사서 나오면서
충동적으로 책을 살 수 있고,
온라인으로 사면 조금 더 싸다는 것에 크게 마음 쓰지 않아도 되는
지금의 여유를 생각했다,
즐겼다.
그리고 책은 서점에서 직접 물건을 보고 사는 게 좋다고 다시 생각했네요.



 
2013-12-22

<다시 그림이다>
12 서쪽 출구 : 공간 탐구


 
2013-12-20

in 영풍문고

추운 겨울,
뜨끈뜨끈 방바닥에 돈 써가며
읽기 좋은 책은?





 
L [1]..[31][32][33] 34 [35][36][37][38][39][40]..[41]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