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2013-01-07
우리들 중의 몇몇 사람들에게 가난과 고통은 물론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사실이었다. 다만 우리들은 우리들의 피끓는 젊음의 온 힘을 다하여 그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세계의 진실이란 이 세계의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이 나누어주는 즐거움 속에 있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우리는 감각 속에서, 세계의 표면에서, 빛과 파도와 대지의 좋은 향기 속에서 살고 있었다. <지상의 양식>이 그 행복에의 초대와 함께 찾아온 것이 우리들에게는 너무 뒤늦은 일이었다는 점은 바로 이런 까닭이었다. 행복으로 말할 것 같으면 우리는 그것을 우리의 오만한 직업으로 삼고 있는 터였다. 그와는 반대로 우리들에게는 우리들의 탐욕으로부터 좀 딴 곳으로 정신을 돌릴 필요가 있었고 우리들의 저 야성적인 행복으로부터 깨어날 필요가 있었다. 물론 음울한 설교자들이 이 세상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생명들 위에 저주의 말을 던지면서 우리들의 바닷가에 서성거리기라도 했더라면 우리들의 반응은 격렬하거나 혹은 지극히 냉소적인 것이었으리라. 우리들에게는 보다 섬세한 스승이 필요하였다. 예컨대 다른 바닷가에서 태어나, 그 또한 빛과 육체의 찬란함에 매혹당한 한 인간이 우리들에게 찾아와서 이 겉에 보이는 세상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그것은 허물어지게 마련이니 그 아름다움을 절망적으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그 모방 불가능한 언어로 말해 줄 필요가 있었다. 그러자 곧 그 어느 시대에나 한결같은 이 거대한 테마는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새로움으로 진동하기 시작했다. 바다, 햇빛, 얼굴들은 어떤 보이지 않는 장벽에 가려지고 여전히 그 매혹은 살아남았으되 우리들에게서 점차 멀어지는 것이었다. 요컨대 <섬>은 우리들에게 자연스럽게 발 딛고 있는 땅으로부터 뿌리를 뽑아내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위하여 온 것이었다. 이리하여 우리는 문화라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섬 Les Iles>
장 그르니에 Jean Grenier
김화영 옮김
민음사

서문, '섬에 부쳐서-알베르 까뮈' 중





 
2013-01-07

알베르 까뮈는 프랑스 지배하에 있던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 태어나 자랐다. 알제의 고등학교에서 선생님과 제자로 까뮈와 장 그르니에는 만났다고 한다.

까뮈가 쓴, 장 그르니에의 <섬>이라는 책의 서문이 있다.
곧바로 본문을 읽기 시작하지 않고 한 호흡 쉬면서 마음 속에 담아두고 싶을 만큼, 그 자체로 너무나도 좋은 서문,
그 서문의 시작.


 
2013-01-04

책세상의 까뮈 전집은 끝났지만,
선물처럼.


까뮈-그르니에 서한집
ALBERT CAMUS - JEAN GRENIER CORRESPONDANCE 1932~1960
알베르 까뮈, 장 그르니에
책세상, 김화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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