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2-01-04
"나는 내가 다시 미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나는 우리가 또다시 그러한 시간을 극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다시 건강해지지 않을 겁니다. 나는 소리를 듣습니다. 나는 집중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나는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으로 여겨지는 것을 합니다. 당신은 나에게 최고의 행복을 선사했습니다. 당신은 나에게는 전부였습니다. 그 지독한 병이 발병할 때까지, 나는 두 사람이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히지 않았습니다. 나는 병과 더 이상 싸울 수가 없습니다. 나는 내가 당신의 인생을 망쳤다는 것을, 그리고 나 없이도 당신은 일을 잘해 나갈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이 그렇게 하리라는 것을 압니다. 내가 지금 제대로 글을 쓰지 못한다는 것을 당신은 알 겁니다. 나는 읽을 수도 없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 인생의 모든 행운에 대해 당신에게 감사를 드린다는 겁니다. 당신은 놀라울 정도로 나를 참아냈고, 나에게 너무나 잘해주셨습니다.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싶군요. 누군가 나를 구할 수 있었다면, 그것은 당신이었을 겁니다. 당신의 호의에 대한 확신 이외의 다른 모든 것이 나를 떠났습니다. 나는 당신의 인생을 더 이상 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어떤 두 사람이 우리들보다 더 행복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자살 전 레너드 울프에게 남긴 편지

<버지니아 울프> 베르너 발트만 지음, 이은화 옮김, 한길사

 
2012-01-03
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것이 꼭 양면이 다르게 인쇄된 종이처럼 뒤집어보면 바로 보이는 이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상상은 숨겨진 진실을 알아낸 것 같은 짜릿함을 주지만.
버지니아 울프와 남편 레너드 울프가 사실은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글도 조금 읽은 적이 있는데 나는 이 행복을 믿는다. 그리고 자신이 이야기한 것처럼 레너드와 결혼한 것이 버지니아 울프의 생활과 글쓰기에 도움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행복도 다른 순간들, 감정들처럼 단색은 아닐 것이다.


 
2012-01-03

A writer's diary

 
2011-12-21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스텔라가 우리를 방으로 데려갔을 때, 간호사가 어머니 침대 옆에서 울고 서있는 모습을 보고, 고개를 돌린 채 몰래 웃던 일이 생각난다. 저건 우는 척 하는 거야, 라고 내가 말했다. 열세살이었다. 그러고는 내가 충분히 슬퍼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도 그렇다.
<어느 작가의 일기> 버지니아 울프, 1934년 9월 12일



 
2011-12-21
아직도 강아지랑 같이 사는 게 좀 이상할 때가 많다.
넌 누구니.




 
2011-12-21
찾아보니 '오라'가 맞는 단어.
외래어도 우리말의 한 종류인 것 같은데, 그 동안 써온 역사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단어 자체에 대한 어감을 무시한 채로 원어민들의 발음에 가까운 게 옳은 거라며 한꺼번에 다 바꾼 건 좀 이상하다. 게다가 그 기준은 미국식 영어겠지.


 
2011-12-10
언제부터 맨하탄을 맨해튼이라고 써야 되는 것으로 바뀌었지?
'시시포스'를 처음 보았을 때 이것이 오랫동안 시지푸스라고 쓰던 그 단어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
심지어 아우라를, 영어를 쓰는 사람들이 발음하는 식으로 '오라'라고 쓰는 경우도 보았다. 이 경우에는 어느 것이 정식으로 채택된 건 지 모르겠지만.



 
2011-12-10
서울 사실상 첫눈, 이라는 기사를 보고 점심 때가 지날 때 쯤 갑자기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창문을 열어보았는데 아무 것도 없네.



 
2011-12-10
사람들은 말을 할 때 이상하리만치 그 말소리가 대화 상대가 아닌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들린다는 것을 의식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람이 많지 않은 버스에서 세세한 내용이 다 들리게 전화통화를 오래 하고, 작은 까페에서 오래 이야기를 한 후 아차 하는 마음이 나중에야 들고.



 
2011-12-09
어느 애니메이션 감독이 결혼을 하는데 그 감독이, 어렸을 때 새로 생긴 예식장을 보면서 결혼에 대한 상상을 하면 두려워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건 '신부는 신랑을 (어쩌고저쩌고) 하겠습니까?'라고 물을 때 수줍은 신부가 되어 고운 목소리로 대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블로그에 적었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도 나는 무슨 의미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는데 계속 읽으니 그 의미는 목소리가 크고 걸걸한 감독은, 웨딩드레스와 결혼식 분위기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내지 못할 거라는 상상을 하는 게 두려웠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가지지 않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신체적인 혹은 성격적인 특징에서 나오는 구체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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