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1-11-26
개가 아파서 병원에 데리고 갔을 때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해서 진료실에 두고 나왔는데 개가 병원 안이 다 울리도록 소리를 질렀다. 잠깐 들어와보라는 말에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개는 수의사에게 목덜미를 붙잡힌 채 발버둥을 치고 있고 진료 테이블은 오줌으로 흥건했다. 그리고 수의사는 개에게 물려 손가락에 피가 조금 나 있었다. 개는 나에게 한 번도 보인 적이 없는 사나우면서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눈 주위가 시뻘개져서 나를 쳐다보았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낯설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결국 수의사는 더 발버둥치는 개를 힘으로 눌러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주사를 놓았다. 주사를 맞을 때는 오히려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었던 듯, 평소 산책하듯이 걸어서 작업실에 왔다.


 
2011-11-26
'그러나 이 책을 쓸 수 있었던 나 자신을 존경한다. 그렇다, 비록 그것이 나의 선천적 결함을 들어 내보인다고 해도.' 1930년 8월 2일
<어느 작가의 일기> 버지니아 울프


사족, '들어 내보인다고'가 맞는 말인가?


 
2011-11-24
며칠 개가 아팠다.
나는 아픈 개가 사람를 응시하는 눈을 알고 있다.
몇 년 전의 일.
아픈 개는 자꾸 어둡고 좁은 곳으로 숨어든다.


 
2011-11-23  Modify Delete
'사실, 글쓰기란 심오한 기쁨이고 읽혀지는 것은 피상적인 것이다. '

'사실을 말하자면 쓴다는 것이 진짜 즐거움이고, 남에게 읽힌다는 것은 표면적인 것이다.'

'천재성이 언제 닥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천재성은 언제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전자는 <그래도 나는 쐐기풀 같은 고통을 뽑지 않을 것이다> 정덕애 역, 솔 출판사
후자는 <어느 작가의 일기> 박희진 역, 이후



 
2011-11-23  Modify Delete
<살아남아라> 얀 슈반크마이에르

살아남아라. 이 모든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너는 살아남아라.
엄마가 어린 아들에게 말하고, 어른이 된 아들은 망각 속에 있던 그 순간을 기억해낸다.
그리고 반대로 흐르는 물결을 거스르며 살아남아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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